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형 NFT(대체불가능토큰) 멤버십 서비스 도입을 앞둔 SK네트웍스 워커힐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번에 론칭한 '더블유닷엑스와이지(W.XYZ)'는 기존 NFT 멤버십 서비스와 달리, 고객이 결정권을 가지는 새 형태의 NFT 멤버십 서비스다.
NFT 판매가 아닌, 미션 통한 소수정예 선발
W.XYZ는 SK네트웍스 블록체인 혁신센터와 워커힐이 함께 론칭한 호텔 NFT 멤버십 프로젝트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추진하는 커뮤니티형 NFT 멤버십은 많은 수량의 NFT를 특정 가격에 민팅(발행)해 판매하고 홀더를 대상으로 일정한 온·오프라인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다. 이러한 멤버십 NFT는 멤버십을 NFT로 부여받았을 뿐 기존에 웹2.0 기업의 멤버십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W.XYZ 프로젝트의 멤버십 NFT는 유상으로 판매되지 않는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미션 참여를 통해 선발하는 '알파 멤버'는 프로젝트 측에서 골라 뽑은 인플루언서 16명을 포함해 48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32명은 W.XYZ의 온·오프라인 미션 5가지를 모두 수행한 지원자 중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최종족으로 선발된 알파 멤버 그룹은 직접 원하는 서비스를 기획해 제안하고, 2년간 서비스 1종을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시즌 2 제네시스 팀을 위한 호텔의 서비스를 제안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된다.
1일 기준으로 W.XYZ 프로젝트에 지원한 신청자는 185명, 디스코드에 입장한 인원은 400명에 달한다. 신청기간이 오는 20일까지인 만큼 지원하는 인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웹3.0에 충실한 멤버십이라는 '실험'
앞서 SK네트웍스는 일찍이 블록체인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메인넷 클레이튼, 엑스플라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한 데 이어 블록오디세이를 비롯한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워커힐이 론칭한 W.XYZ 프로젝트 또한 SK네트웍스 블록체인 혁신센터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SK네트웍스 블록체인 혁신센터는 워커힐과 협력해 지난해 7월 W.XYZ 프로젝트 기획을 시작했다.
W.XYZ 프로젝트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업이 독단적으로 서비스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탈중앙화 자율조직(다오, DAO) 형태의 의사 결정을 도입한 셈이다. 다오(DAO)는 프로젝트에 관한 주요의사 결정을 협의 및 집행하는 조직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의사결정권이 분산된다. 호텔업계에서 NFT와 멤버십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수년간 있어왔지만, 고객에게 결정권을 넘기는 시도는 W.XYZ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워커힐 관계자는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고민하다보니 웹3.0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고객에게 주도권을 넘겨보자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스위트룸 독점할게요" 무리한 혜택 요구하기도
단 실험적인 프로젝트다보니 모집 초기부터 시행착오도 함께 겪고 있어 내부에서도 고민이 크다.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고가의 룸을 혼자 독점하는 등 불가능한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지원자도 있기 때문이다. 시기나 상황에 따라 호텔 서비스는 명확하게 가격을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금전적 혜택의 한계를 정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제안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나하나 제한하게 되면 초반의 취지와도 멀어진다.
거버넌스 참여를 비롯한 의무를 다하지 않고 혜택만을 쫓는 체리피커(실속만 빼먹는 소비자)의 참여도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소수의 멤버로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데 체리피커의 비중이 높아지면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개인을 상대로 지나치게 검증을 거치다보면, 익명성에 기반하는 탈중앙화의 특성에서 멀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W.XYZ 프로젝트 알파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신청서를 비롯한 활동 계획을 꼼꼼히 살피고, 개별 인터뷰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조율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신청서 등에 커뮤니티 활동 참여도를 살피고, 현실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보상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용자의 참여에 따라 NFT의 가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